세기의 재상 잉태한 우드스톡 숲속 요람 Open.....
처칠 생가 블렌하임 궁전
세기의 재상 잉태한 우드스톡 숲속 요람 Open.....
">“우선 작전을 짜기 위해서는 전쟁을 치를 지역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정찰이 필요하며, 자기 나름의 시각에서 들판과 산, 강과 교량, 나무, 꽃, 대기 등 모든 것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 풍경화 그리기는 어떤 면에서 볼 때 훌륭한 전략을 수립하는 일과 너무나 닮았다.”
처칠의 그림을 감상하다 세계적인 크리스마스카드 메이커인 홀마크(Hallmark)사의 역사가 바로 그의 풍경화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홀마크의 조이스 홀 사장은 1950년 차트웰에 있는 처칠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는데, 그때 그는 처칠의 그림이 아마추어의 것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곧 전시회를 주선하겠노라고 제안했다. 그 일은 1957년 미국과 캐나다 순회전시회로 성사됐다. 홀 사장은 그에 이어 처칠의 그림으로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게 바로 홀마크 크리스마스카드의 출발점이다.
풍경화 갤러리로 처칠 기념코너는 끝난다. 하지만 내게는 뭔가 빠진 듯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가 영국 정부로부터 받은 각종 임명장과 훈장, 기사 작위증서 그리고 노벨 상장이 거기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가 소장했던 귀중한 장서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곳을 지키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차트웰 하우스에 모셔져 있다”는 것이었다. ‘차트웰 하우스?’ 그게 무엇이냐고 다시 물으니 처칠이 장년 이후에 살았던 켄트주의 ‘처칠 하우스’라고 말해주었다.
갤러리를 지나 복도를 따라가자 이번에는 여리고 자그마한 꽃무늬가 벽면을 가득 채운 방이 나타났다. 이곳이 처칠이 태어난 방이다.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한가운데에는 철제 침대가 놓여 있고, 그걸 중심으로 목재 수납장과 탁자, 의자 등이 배치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깨끗하고 품위를 지녔다. 자세히 보니 배냇저고리와 신발, 거울, 조각, 가족사진, 그림 등도 눈에 띄었다.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영락없는 아이의 방이었다. 방문객들이 유독 이 방에 오래 머물면서 이것저것 꼼꼼하게 살폈다. 처칠의 어린시절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다.
엄청난 장서와 파이프오르간
독일 명문의 마이센 도자기들이 한껏 멋을 부리고 있어 ‘차이니즈 캐비닛’이란 이름이 붙은 좁은 복도를 지나자 그레이트 홀 뒤편이 나타났다. 드넓은 영국식 정원을 바라보며 벽쪽을 따라 몇 개의 방이 이어졌다. 그중 2개는 응접실이고 하나는 집필실,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살롱이다. 살롱 너머 세 개의 방에는 ‘국가룸’이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응접실은 전체적인 색조에 따라 녹색응접실과 적색응접실로 나뉘는데, 벽면은 말버러 가문 유명 인사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 유화들로 채워져 있었다. 소파와 탁자가 길게 늘어진 샹들리에 아래에 포진돼 있어 방이 매우 넓어 보였다.
집필실에선 대형 태피스트리가 눈에 띄고, 모든 것을 적색으로 꾸며놓은 살롱의 한가운데에는 긴 식탁이 놓여 있어 한눈에도 만찬장임을 알 수 있었다. 원칙적으로 국가적 행사에만 쓰이나 사적으로도 일년에 단 한번 크리스마스 때에 한해 성주가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고 한다.
벨기에산 대형 태피스트리로 장식된 세 개의 국가룸은 국가와 관련된 기념품과 하사품들을 전시하고 있어 그런지 장식이나 가구가 화려하고 권위 있어 보였다. 양식상으로는 바로크 스타일이 주조를 이루며, 보물로는 보석함과 조각, 중국제 도자기, 금제 촛대 등이 눈에 띄었다.
국가룸 다음은 서재 겸 도서실이다. 한 쪽이 매우 길다. 무엇보다 대단한 양의 장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말버러 9세 때 채워졌다는 게 그곳 안내원의 설명이다. 안내원은 처칠도 젊은 시절 많은 시간을 이 도서실에서 보냈다고 했다. 중앙의 탁자 위에는 현 성주인 말버러 11세가 이곳을 방문한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다.
공작이란 영국이 지난 800년 동안 지켜온 귀족제도의 소산으로 귀족 가운데에서도 제일 높은 작위다. 그 아래로 후작, 백작, 자작, 남작이 있다. 이들 5개의 작위는 전통적인 것으로 장자에게만 세습된다. 공작의 직업은 공작(Duke) 그 자체다. 귀족은 아니지만 국가에 큰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경(Sir)이나 OBE(Officer of British Empire), CBE(Commander of British Empire) 등이 주어지는데, 처칠에게 수여된 게 바로 경이고 전설적인 록그룹 비틀스에게는 OBE, 축구선수 베컴에게는 CBE가 수여됐다. 하지만 이 작위는 세습되지 않는다.
이 도서실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한쪽 벽면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파이프오르간이었다. 말버러 7세부터 지금의 11세까지 모두 파이프오르간을 즐겨 연주했다고 설명하는 안내원은 음색이 일품이라고 자랑한다. 안타깝게도 그 빼어난 음색을 듣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작은 예배당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주 가족을 위한 예배공간인데도 벽면을 장식한 조각은 참으로 대단했다.
(계속) <- 클릭 출처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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